MEMORY THEATER
'기억극장'은 카밀로(GiulioCamillo)라는 사람이 16세기 초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활력을 이어가던 베네치아의 궁정에 세운 목조 극장이었다. "최소한 두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충분"했다고 전해지는 이 극장은 극장치고는 너무 작았지만 나름대로 로마시대 원형경기장의 축소판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 극장은 특이하게도 무대와 관람석이 서로 뒤바뀌어 있었다.
여기서 관람자는 무대 위에 올라서서 마치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듯 보이는 수수께끼 같은 문장들 및 히브리 밀교(cabbala)의 기호들과 대면하게 된다. '기억극장'은 르네상스시대에 유행했던 '비학'을 토대로 그간 인류가 축적해온 우주의 비밀에 대한 지식을 새로이 체계화한 곳이었다. 그것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도서관이었으며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들은 소장된 책들의 청구기호였던 셈이다. 이 신설 도서관에 출입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 자는 이곳에서 우주의 숨은 원리를 전수받고 그럼으로써 홀로 창조주와의 교감을 이룰 수 있었다.
_박물관의 탄생, 2004. 5. 15.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경계가 없는.
서로 교감을 이루고
화려함도 부족함도 없이
순간의 작은 움직임까지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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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리며 평온해진 기억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작은 들풀, 비 내린 후 분홍빛으로 물들던 노을,
봄날의 산책 같은 것 말이에요.
모두 소중하지만 자꾸 잊게 되는 그런 것들이죠.
이곳은 작지만 소중한 것들로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